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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범인, 하지만 피해자, 게다가 탐정] by 시모무라 아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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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08-0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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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속, 정체불명의 폐허. 그곳에 '익명의 편지'를 받고 불려 온 7명의 남녀가 모였다. 제품 결함으로 사망 사고를 일으킨 회사의 개발부 과장, 영업부 부장, 청소부, 운전기사, 회사 사장의 아내, 그리고 피해 유족 대표와 프리랜서 기자까지. 그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 얼마 전 사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장의 죽음과 연관이 있다는 것. 7명이 폐허에 갇힌 와중에 스피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당신들 중에 사장을 죽인 범인이 있다. 범인만 살려 주겠다.” 믿기 힘든 상황 속에서 갇힌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자신이 진짜 범인임을 증명하려 하는데......] - 2024년에 나온 시모무라 아쓰시의 소설 [전원 범인, 하지만 피해자, 게다가 탐정]을 읽었습니다. 요새 재미있어 보이는 미스터리 신간이 많이 나왔길래 구매한 작품들 중 하나입니다만, 옛날에 이 작가의 데뷔작 [어둠에 피어나는 거짓말]을 읽은 적이 있거든요. 그때는 이런 본격미스터리 냄새가 강한 소설을 쓸 작가라는 인상은 못 받았는데, 이번에 나온 신작이 무려 다중추리물이길래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서 골랐습니다. 제목이 되게 끌리기도 했고요. 일단 제가 첫 번째로 거슬렸던 부분은, 이 소설이 시작부터 스스로를 '데스 게임' 장르라고 주장한다는 점입니다. 폐허에 갇힌 등장인물들이 자신이 처한 상황을 데스 게임에 비유하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신들을 가둔 범인을 '게임 '라고 칭하는 등, 마치 엔터테이닝한 추리 X 데스게임 스토리를 내세우는 것처럼 억지스러운 키워드들이 소설 속에서 자꾸 등장합니다. 엔터테이닝하지 않은 건 둘째치고, 이 소설은 스스로 주장하는 바와 달리 데스 게임물로 바라보기엔 무대 설정이 많이 약해요. 뭐 넓은 의미에서는 맞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배틀 로얄같은 룰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결국 상황이 특이한 다중추리물일 뿐이지 데스 게임 장르 고유의 매력이나 특징은 일절 찾아보기 힘듭니다. 차라리 클로즈드 서클이라고 하면 모를까. 소설 내에서 거슬리는 지점은 그 외에도 있습니다. 이쪽이 좀 더 치명적인 단점인데, 등장인물 이름에 강조 표시를 해서 '뭔가 장치가 숨겨져 있다'라는 암시를 대놓고 드러냅니다. (실제로 읽어보면 뭔 얘기인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암시가 과한 탓에 이야기의 포커스를 빼앗을뿐더러, 마지막에 밝혀지는 그 장치 또한 말도 안 되는 수준이라 '이거 보여주려고 그렇게까지 힌트를 뿌렸냐'라는 부정적인 감상을 유발합니다. 게다가 추리 파트 역시 제대로 된 갑론을박이 아니라 꼬투리를 잡는 정도로 묘사되어 흥미롭지 않았습니다. 특히 초반부가 좀 심하더군요. 자신이 범인임을 증명하라니까 '내가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라는 말장난 식 주장을 가지고 몇 페이지를 할애하는 건지...... 아무튼 여러모로 실망스러웠습니다. 예전에 데뷔작을 읽고 느낀 첫인상이 맞았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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